만약 우리가 유명 백화점 또는 패션전문점에서 구입한 옷이 지구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생소한 나라에서 시간당 단 몇 백원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 심지어는 어린이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 옷 또는 그 브랜드를 구입할 당시와 똑같은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게 될까?
아니면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낄까?
나는 패션의 윤리적 실천방법 중 상품 생산과정의 노동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위 질문의 배경에는 세계화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패션산업의 특징이 있다.
진보적인 현대의 교통과 통신기술로 인해 우리는 지금 상호 연결된 글로벌 사회 안에서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날로 발전하는 정보 및 물류산업은 전 세계 구석구석에 널려져 있는 제품을 추적하고 선적을 배정함으로서 세계화 실현에 앞장선다.
패션상품은 매우 복잡한 방법으로 여러 나라를 거쳐 완성된 글로벌 상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글로벌 상품의 의미는 럭셔리 명품부터 SPA, 초저가 의류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 패션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며, 스웨트샵(sweatshop)으로 대표되는 산업이다. 스웨트샵이란 한국어로 ‘저임금노동착취공장’을 뜻하며, 근로자가 매우 불결한 작업환경에서 긴 노동 시간 동안 저임금으로 일하는 공장을 말한다.
패션상품의 구조상 제품생산의 전 자동화가 불가능하므로 원가에는 노동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질 좋은 제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싼 나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세계화는 그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다.
몇몇 선진국을 제외하면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텍스타일이나 의류산업을 발전시킴으로써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키운다.
그러나 그 꿈의 현장에는 값싼 노동력을 더욱 싸게 공급해주는 노동자들과 열약한 노동환경이 있다.
패션은 그 시대상의 반영이다.
따라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스웨트샵은 이 시대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나은 사회의 더 좋은 상품의 개발을 위해서라면 제품의 디자인뿐 아니라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 소비에까지 모든 채널에 관련된 사람과 환경을 배려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윤리적 의식이 필요하다.
장남경
(한세대학교 디자인학부
섬유패션디자인전공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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